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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기억이 선명해야
    칼럼 2022. 7. 10. 01:00

    롱기노스의 저작이 쓰인 시기는 서기 1세기쯤으로 추정되는데, 그 근거가 이 책 마지막 장에 있다. 거기서 롱기노스는 자기 시대를 숭고한 정신이 사라진 시대, 그리하여 “말의 궁핍”이 삶을 덮친 시대라고 단정한다. 이 옛 문헌은 말이 깊이를 잃어버리고 가난해진 원인을 민주주의의 죽음과 언론자유의 소멸에서 찾는다.

     

    위대한 작가를 키우는 건 민주주의라는 유모인데, 그 유모가 죽어버리자 위인들도 사라졌다는 것이다. 또 연설가의 능력은 자유로운 경쟁과 마찰로 불붙어 타오르는 것인데 그 말의 자유가 사라지고 만 것이 궁핍한 시대를 불렀다고 진단한다. 바로 이 구절들이 이 책의 저술연대를 1세기 무렵으로 보는 근거 구실을 한다.

     

    자유와 민주의 상실을 애달파하려면 상실 이전 세상에 대한 기억이 선명해야 하는데, 그 시기가 바로 1세기, 로마 공화정이 망하고 황제정이 열린 직후라는 것이다. 다시 말해, 롱기노스 저작은 겉은 수사학을 가르치는 책이지만 안으로 말의 자유에 대한 열망의 불꽃을 품은 책이다.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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